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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떨어진 기름등잔 때문에 벽 위에 뚜렷이 어른거리는 송장의 그림자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러나 노인이 아무리 주문을 중얼대도 그 송장의 그림자는 꼼짝도 하지 않고 벽에 붙어

있었다.그러나 그 뿐이라! 그 시체의 그림자는 두 손을 천천히 높이 쳐들어서 열 손가락을

활짝 펼치고 자기를 움켜잡으려 덤벼드는 것만 같았다.노인은 전신에 오싹 소름이 끼쳤다.

겁을 집어먹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무시무시한 순간에, 노인의 머리 속을 번갯불처럼 스쳐

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왕년에 그의 스승이 가르쳐 준 말이었다.”절대로 달아나지 마라! 주

문을 외도 송장이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거든, 혀를 깨물어 피를 시체에 뿜어서 쓰러뜨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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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딸보 노인은 오랜 옛날에 스승의 곁을 떠나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이 두 가지 사문(

師門)의 비결을 실제로 사용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오늘 밤만은 이런 비법을 쓰지 않

을 도리가 없었다.첫째 비법으로 아무리 주문을 외어 봐도 끄떡도 하지 않으니, 이제는

둘째 비법을 쓰는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노인은 갑자기 혓바닥을 빼물고 아픔을 꾹 참고

힘껏 깨물었다. 그리고 고개를 책 돌이키며 목청이 터지라고 호통을 쳤다.”물러가거라!”

이렇게 악을 쓰는 순간 노인은 시뻘건 피를 왈칵 내뿜었다.그러나 이상한 일이었다. 노인

이 피를 내뿜는 순간, 그 얼음장같이 싸늘한 시체의 귀신같은 두 손은 노인의 양편 어깨를

짚고 있지 않은가.노인이 힐끔 쳐다보니, 그 송장은 얼굴을 덮고 있던 하얀 헝겊마저 걷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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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고 있는 것이었다.그것은 바로 자기가 끌고 온 세 번째 여자의 시체였다. 눈, 코, 입, 귀

칠공(七孔)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그 시체의 얼굴에선 눈과 눈썹이 찡긋찡긋 움직여지며, 기

다란 혓바닥이 날름날름 입 밖으로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것이었다.그것은 사람의 간담을

써늘하게 하는 무시무시한 꼴이었다. 이렇게 되고 보니, 제아무리 대담무쌍한 땅딸보 노

인도 그 이상 참고 견딜 수가 없었다. 마침내 노인은 몸을 한편으로 비스듬히 꾸부리자마

자, 그대로 비칠비칠 땅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그 이튿날.마양 성안엔 해괴망측한 소문이

전파되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소문의 내용은 삼류당 시점(屍店) 안에서 어젯밤에 송장

이 제멋대로 놀아났으며, 시체를 끌고 가던 땅딸보 장 노인은 겁을 집어 먹고 졸도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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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엔 이미 그 송장은 간 곳이 없어졌다는 것이었다.바로 그날부터 마

양성 여기저기서 귀신이 나타나서 야단법석을 했다. 그 귀신은 여자 귀신이었으며, 바로

삼류당에서 종적을 감췄다는 그 시체였다.한 사람의 입이 열 사람의 귀에, 열 사람이 백 사

람에게, 이렇게 하여 마양성 일대는 별안간에 인심이 극도로 소란해졌다. 닭도, 개도 울지

않는 ‘죽음의 마을’ 같이 가가호호, 해만 지면 대문과 들창문을 단단히 잠가버렸다. 감히

밤에 길을 나다니는 사람이 없을 뿐더러 대문 밖에 한 발자국을 내놓는 사람도 볼 수 없

게 되었다.차츰차츰, 성안의 사람들까지 떠들썩해졌다. 그 여자 귀신은 때없이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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