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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하고 있었다.선연공주가 냉혹한 강자로 잠정적 결론을 내린 현우는 대전을 나와 황궁

내에서도 풍광 좋기로 손꼽히는 천변연지(千變蓮池)라 불리우는 연못가에 쭈구리고 앉

아 생각에 잠겨있었다.어제밤 술김에 자신이 초희라고 착각할만큼 선연공주와 초희의

모습은 많이 닮았있었다. 그리고 그분과도…하긴 보이는 기질이 다르긴하지만, 초희가

장미와 같이 싱그럽고 화사하다면, 선연은 연꽃과 같이 정적이며 온화하였다. 오히려

그분과 더욱 닮은 꼴을 꼽으라면 초희보募?선연공주 일것이다. 자신이 어제밤의 단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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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실수만으로 선연공주를 아내로 맞기로 한 것은 아니었다. 현우는 자신의 옛 일들을

조용히 생각해 보았다.- 현우의 회상어머니는 반가(班家)의 규수였다. 반가의 규수 답지

않은 미모를 가지고 계셨지만..아버지가 술김에 저잣거리에 있던 한 집의 담을 넘어 아버

지 자신의 욕심을 채운 것이 바로 어머니였다. 그리고 보쌈을 당해 산속 아버지의 오두

막에서 평생을 고생고생하며 사시다 비명에 가신분.. 어머니…어머니는 맨처음엔 자신의

첫 남자였던 아버지가 자신도 모르게 좋아져서, 그런 아버지가 어머니를 거들떠도 보지

않았을 때부턴, 임신한 것을 아시곤 차마 목숨을 끊지 못했었노라고 말씀하셨었다.

내 이름이 왜 현우(玄雨)냐고? 어머니가 날 나으시던날 이상하게도 하루종일 검은 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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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었단다. 아버지도 자리를 비워없는 때 어머니는 벽마저 한쪽이 무너져 훤희 밖이 내다

보이는 곳에서, 온종일 내리는 검은 비를 보아가며 혼자서 자신을 출산하였다. 탯줄도

힘이 다해 어머니 자신의 이로 간신히 끊어내셨었다 하니 얼마나 외롭고 힘이 드셨을

까?그렇게 출산을 하고 났지만 그뒤 한달이 다 되어도 아버지는 나타나지 않았었고, 그래

서 할수 없이 어머니가 내가 태어날 때 검은 비가 왔다 해서 이름을 현우 그러니까 검

은 비라고 지어버리셨다. 양반가나 권문세가도 아닌 저잣거리의 초옥에서 사는 먹고

살기에도 힘든 가난한 반가의 규수가 글을 배웠을리 만무하고, 그 짧은 배움으로 자

식의 이름을 지었으니 그럴수 밖에…아버지는 돌아가신 할아버님의 복수를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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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막내였던 아버지가 13살 때 하루아침에 수하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죽음에 이르

는 상처를 가지고 돌아온 할아버지는 배반자들의 눈길이 약해지는 때를 이용하여 아버

지만을 데리고 탈출하셨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배반자들의 추적에 그만 상처가 도져

중간에 목숨을 잃으셨다고 했다.그런 그들을 아버지는 용서할 수 없었다고 한다. 항상

아버지 자신에겐 숙부였고 친한 아저씨들이였는데, 그런 그들이 눈에 불을 켜고 할아

버지와 아버지 자신을 죽이려 드는 것을 보며 그 고단한 도피행속에 복수심을 뼈에

새겼다고 했다. 그렇게 십수년을 아버지는 복수를 위해 할아버지가 남긴 수십권의 비

급을 익히며 보내다 잠시 생필품을 사고자 내려간 마을에서 처음 먹어보는 술에 취해